2026년 9월 대한민국 법조계에서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대법원과 청와대의 갈등이 정면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 재제청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섰는데요.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인선이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후임 대법관 후보자로 제청했지만, 청와대는 8월 28일 해당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하고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했습니다.

이후 약 25일이 지난 9월 22일 조 대법원장이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대법원은 재제청 요청 문서에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는 점 등을 문제로 들었고, 청와대는 대법원장의 입장이 대통령의 임명권을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같은 사건을 놓고 헌법상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을 각각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가 쟁점으로 떠오른 셈입니다.
대법관 제청과 재제청, 이번 논란은 어떻게 시작됐나
먼저 대법관 임명 절차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따르면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합니다. 따라서 대법원장의 제청과 국회의 동의, 대통령의 임명이 차례로 이어지는 구조인데요. 이번 논란은 이 과정에서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재제청을 요청하면서 발생했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은 2026년 3월 퇴임했고, 후임 인선은 상당 기간 결론이 나지 않았습니다. 앞서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후임 후보자를 4명으로 압축했는데요. 조 대법원장은 장기간 공석이 이어지던 상황에서 8월 18일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는 이 제청 과정에서 실질적인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8월 28일 청와대는 손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했습니다. 청와대는 당시 손 후보자 제청이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재제청’이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미 한 차례 후보자가 제청된 상황에서 대통령 측이 해당 후보자 대신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죠. 문제는 이런 재제청 요청에 대법원장이 반드시 응해야 하는지,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한 헌법적 해석이 명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요청을 약 25일 동안 검토한 뒤 9월 22일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 문서로 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번 재제청 요청 문서에는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혀 있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대법원장의 설명은 크게 두 가지 쟁점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재제청 요청 문서 자체의 절차적·형식적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제출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대법원장에게 다시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가 있느냐는 문제입니다.

조 대법원장은 현재 문서만으로는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구체적인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며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즉 단순히 새로운 후보자를 다시 제청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의 재제청 요구 자체에 헌법적 근거가 있는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이번 논란은 대법관 제청 과정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관행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기존에는 청와대와 대법원 측이 후보자를 놓고 사전에 의견을 교환한 뒤 대법원장이 최종적으로 제청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이 서면으로 후보자를 제청하면서 양측의 이견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청와대의 반박, 대통령 임명권과 대법관 공석 문제
청와대의 입장은 대법원과 달랐습니다.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거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대통령의 임명권보다 우위에 있다는 인식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청와대가 강조한 부분은 대통령의 임명권입니다. 헌법상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만으로 임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회의 동의를 얻은 뒤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후보자에 대한 최종적인 임명 여부를 판단할 권한을 갖는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청와대는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를 대통령이 반드시 그대로 임명해야 한다고 보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는 또 대법관 공석이 장기화될 경우 국민들이 재판 지연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이 3월 퇴임한 이후 후임 자리가 200일 넘게 비어 있는 상황인 만큼, 새로운 후보자를 제청해 대법관 공석을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청와대는 같은 날 추가 입장을 내면서 조 대법원장이 손 후보자 반려 사유를 모른다고 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미 대법원 측에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대법원장의 발표 내용에도 사실관계가 다르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양측은 같은 헌법 체계를 놓고 서로 다른 부분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사법부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고, 청와대는 대통령의 임명권과 대법관 공석 해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대법관 공석과 헌법적 해석이 핵심
이번 사안은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간단하게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이 각각 헌법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두 권한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어떤 절차가 적용돼야 하는지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제청된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을 수 있는가’와 ‘그 경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구할 수 있는가’가 서로 다른 문제라는 점입니다. 대통령의 임명권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재제청 요구의 헌법적 근거가 충분한지는 별도로 검토해야 할 사안입니다.
현재 대법원과 청와대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은 만큼 앞으로 법조계와 헌법 전문가들의 해석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권한쟁의심판 가능성이나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거론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지만, 9월 23일 현재 청와대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대법관 공석 문제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자리가 장기간 비어 있는 상황에서 재제청 절차가 다시 진행될 경우 인선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법원조직법상 대법관 후보자를 추천할 때마다 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될 경우 공석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이번 논란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서로 다른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여권 일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며 사퇴나 책임론을 제기했고, 반대로 사법부 독립과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중요하게 보는 쪽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평가는 정치적 입장에 따른 해석이므로, 현재 확인된 사실과 구분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2026년 9월 대법관 인선을 둘러싼 이번 충돌이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헌법상 제청권과 임명권의 관계, 사법부 독립, 대법관 공석 장기화라는 여러 쟁점을 한꺼번에 드러냈다는 점입니다. 앞으로 양측이 어떤 절차를 선택하고 법적 해석이 어떻게 이어질지에 따라 이번 사건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법관 한 자리를 둘러싼 논쟁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헌법기관 사이의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라는 훨씬 큰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앞으로의 절차와 양측의 후속 대응을 지켜봐야 이번 갈등의 향방을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나이 프로필 고향 학력
대한민국 행정부의 여러 부처 가운데 국민들의 일상과 유독 가까이 맞닿아 있는 곳을 꼽는다면 국토교통부를 빼놓기 어렵습니다. 아침마다 이용하는 도로와 철도, 출퇴근 교통망부터 주택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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