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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혁 나이 프로필 김예지 남편 고향 학력 금메달 2관왕

by 스포츠데일리 2026. 10. 2.

사격장에서 흐르는 정적은 언제나 묘한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 표적을 바라보며 호흡을 가다듬고 손끝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는 짧은 순간, 사수의 심장 소리는 방아쇠를 당기는 소리보다 크게 느껴질 정도인데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린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종합사격장에서도 숨 막히는 승부가 펼쳐졌습니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사격 국가대표 이건혁이 있었습니다.

 

이건혁
이건혁

 

이건혁은 10월 1일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송종호, 윤서영과 함께 금메달을 합작한 데 이어 개인전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특히 개인전 결선에서는 중국의 쑤롄보판과 마지막까지 팽팽한 승부를 벌였는데요. 최종 점수가 32-32로 같아진 뒤 1차 슛오프에서도 나란히 4점을 기록하면서 승부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2차 슛오프에서 이건혁이 5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금메달을 확정했습니다.

 

금메달보다 더 무서웠던 아내의 한마디

그런데 이건혁의 개인전 금메달이 더욱 화제가 된 데에는 아주 현실적인 이유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집 현관문 비밀번호였습니다. 그의 아내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인데요. 경기 전 김예지는 남편에게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돌아오면 집 비밀번호를 바꾸겠다는 농담 섞인 말을 건넸다고 합니다.

 

이건혁은 경기 후 이 이야기를 직접 공개하며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실제로 금메달을 놓쳤다면 경기 결과만큼이나 귀가 후 상황이 궁금해지는 묘한(?) 압박이었을 텐데요. 하지만 그는 가장 중요한 순간에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2차 슛오프에서 상대가 2발을 명중하는 동안 이건혁은 5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경기를 완벽하게 끝냈습니다. 금메달 두 개를 목에 건 만큼 이제는 당당하게 집 현관문 앞에 설 명분도 충분해진 셈입니다.

 

이건혁
이건혁

 

단체전 역시 극적인 결과였습니다. 이건혁은 송종호, 윤서영과 함께 1천749점을 기록해 중국의 1천740점을 9점 차로 따돌렸습니다. 한국이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었습니다. 이건혁 개인에게는 단순히 금메달 하나를 추가한 것이 아니라, 이전 대회에서 남았던 아쉬움을 털어내는 의미까지 더해졌습니다.

 

비비탄 사격장에서 시작된 명사수의 꿈

이건혁이 처음부터 사격 선수를 꿈꿨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린 시절 비비탄 사격장을 즐겨 찾던 소년이었고, 남다른 사격 감각을 보이는 모습을 지켜본 어머니의 권유가 계기가 됐습니다. 중학교 2학년 때 10m 공기권총을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사격에 입문했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25m 속사권총으로 종목을 바꿨습니다. 빠른 판단과 정확한 조준, 그리고 짧은 시간 안에 연속으로 집중력을 유지해야 하는 속사권총이 그의 새로운 무대가 된 것입니다. 

 

하지만 선수 생활 초반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체력 훈련을 하던 중 쇄골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단순한 타박상 정도가 아니라 철심을 박는 수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였는데요. 사격은 총을 안정적으로 지지하고 일정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종목인 만큼 쇄골 부상은 선수 생활 자체를 고민하게 만들 정도의 큰 시련이었습니다.

 

이건혁
이건혁

 

그는 두 달 가까이 입원과 재활 치료를 거친 뒤 다시 사대에 섰습니다. 복귀 후에는 점심시간에도 동료들이 쉬는 동안 혼자 총을 잡고 훈련에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복귀한 지 불과 석 달 만에 생애 첫 개인전 금메달을 따내며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큰 부상으로 흔들릴 수도 있었던 시기에 오히려 더 독하게 훈련하며 선수로서의 기반을 다진 셈입니다.

 

세계선수권 금메달부터 아시안게임 2관왕까지

이건혁의 국제무대 성과는 일회성 돌풍과는 거리가 멉니다. 2022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ISS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렸습니다. 당시 결승에서는 프랑스의 클레망 베사게를 31-30으로 꺾었고, 이 금메달과 함께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한국에 안기는 성과도 거뒀습니다. 

 

이후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25m 속사권총 단체전 은메달을 따냈고, 2023년 창원 아시아선수권 개인전 금메달, 2023년 바쿠 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 2025년 카이로 세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 등 꾸준하게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쌓았습니다. 특히 항저우에서는 한국이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3년 뒤 나고야에서는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석권하며 완벽한 반전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건혁
이건혁

 

이번 개인전에서는 특히 마지막 집중력이 돋보였습니다. 8시리즈까지 쑤롄보판과 32-32 동률을 기록한 뒤 1차 슛오프에서도 4-4로 맞섰습니다. 여기서 흔들렸다면 은메달에 그칠 수도 있었지만, 두 번째 슛오프에서 이건혁은 5발을 모두 명중시키는 퍼펙트 시리즈를 만들어냈습니다. 극도의 압박 속에서도 마지막 다섯 발을 모두 성공시킨 것이 금메달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장면이었습니다.

 

김예지 남편에서 대한민국 사격 2관왕으로

이건혁을 이야기하면서 아내 김예지를 빼놓기도 어렵습니다. 김예지는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특유의 차분한 표정과 경기 모습으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사격 스타입니다. 이제는 이건혁까지 아시안게임 2관왕에 오르면서 두 사람은 국제무대에서 함께 주목받는 사격 선수 부부가 됐습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김예지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남편의 경기를 지켜봤고, 이건혁은 경기 후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집 비밀번호를 바꾸겠다는 농담을 들었던 남편이 결국 금메달 두 개를 들고 돌아가게 된 것입니다. 사대 위에서는 냉정한 승부사였지만, 경기장을 내려온 뒤에는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김예지 남편 이건혁
김예지 남편 이건혁

 

비비탄 사격장에서 시작해 10m 공기권총을 거쳐 25m 속사권총의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이건혁. 쇄골 골절이라는 큰 부상을 이겨내고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아쉬움도 3년 만에 금메달 두 개로 되갚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는 2차 슛오프에서 다섯 발을 모두 명중시키며 자신의 이름을 가장 강렬한 방식으로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이 재미있는 이유는 경기 밖에 또 하나의 승부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하면 집 비밀번호를 바꾸겠다는 아내의 농담을 들었던 이건혁은 결국 두 개의 금메달을 들고 귀국길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제 현관문 앞에서 도어락을 누르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자신 있게 숫자를 누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격장에서 한 발 한 발 자신의 길을 만들어온 이건혁이 앞으로도 대한민국 속사권총의 중심에서 어떤 기록을 만들어갈지 기대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하준경 정책실장 나이 프로필 고향 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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